현재 진로가 건축학이나 공대 계열이라면 두 과목 모두 도움이 되지만, 어떤 전형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우선 건축학과나 공대 대부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한 과목 이상을 요구하거나, 자연계열 응시로 간주될 때 미적분 선택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미적분을 택하셨다면 기본 조건은 충족한 셈입니다. 여기서 기하를 선택하면 설계나 구조 계산 등 공간적 사고와 도형적 감각을 기를 수 있어 건축 쪽과 잘 맞습니다.

다만 기하는 내용이 짧지만 추상적이라 난도가 높고, 내신이나 학종 평가에서 성적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심화수학Ⅰ은 미적분보다 확장된 계산력과 논리 전개력을 다루므로 공학 계열 중에서도 이론적 접근이나 수학적 추론이 중요한 학과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 수능을 본격적으로 대비하려는 경우에는 심화수학Ⅰ이 기초를 다지는 데 안정적이라는 교사의 조언도 일리가 있습니다. 학종으로 간다면 단순히 어떤 과목을 들었느냐보다 그 과목을 선택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의 학습 태도, 탐구활동 연계가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건축·공학적 진로를 구체화해두고 공간 감각과 설계적 사고를 강조하고 싶다면 기하가 좋고, 수능 대비와 수리적 기반을 탄탄히 쌓고 싶다면 심화수학Ⅰ이 적합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고민된다면 기하를 잠깐 미리 살펴보고 감이 잘 맞는지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