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너무 진절머리 나면 어떻게 해야해요? 제목 그대로 노력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더이상 기대하는거 조차 상처가
제목 그대로 노력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더이상 기대하는거 조차 상처가 되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교회다니지만 고난이 올수록 더욱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라는 말이 너무 무책임 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더이상 아무것도 기대가 안돼요. 아무것도 바뀌는게 없는데, 정말 죽을 만큼 힘든데 꾸역꾸역 살아가는 내 모습이 진절머리 납니다.
"교회다니지만 고난이 올수록 더욱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라"
고 하는 것은 그 말 말고는 해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속으로는 답답하겠지요.
지혜롭게 사는 방법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할 수 없는 것에는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질문자님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어서 더 이상 질문자님에게 어떻게 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1. 교통사고로 목 아래는 모두 마비된 환자가 있습니다. 청년 시절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목은 움직일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지만 대소변도 혼자 처리하지 못합니다. 늘 휠체어에 의지합니다. 한창 팔팔한 나이에 그랬으니,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나서 미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매일 화를 내고 술을 사오라고 해서 술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런 상황이지만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선택한 것이 구화(口畵-입으로 그림을 그림)입니다. 지금 그는 입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시회도 개최하고, 그림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갑니다.
2. 이분은 윗분보다는 사정이 좀 낫습니다. 목뿐만 아니라 팔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기 힘을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채용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게 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디오에서 '우리나라는 점자책이 많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 말을 듣고 "저것이라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점자 학원에 등록하고 점자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책을 점자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맹인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점자 번역가가 되었고 상당히 많은 책을 번역했습니다. 물론 굉장히 힘든 작업이지만, 자기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뿌듯함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의지하지만 마시고,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세요. 바꿀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면 괴롭습니다.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십시오.
3. 또 한 사람은 심한 장애여서 거스름돈을 주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직접 거스름돈을 주지 못하고 그냥 통에 돈을 담아놓고 손님이 알아서 거스름돈을 가져가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길거리에서 화장지를 팝니다. 판 돈으로 적금을 들고 있습니다. 목표로 한 돈이 저축되면 장애인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합니다.
스님이나 신부는 스스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결혼 생활에서 얻을 수 없는 도(道-진리)를 깨닫겠다고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요.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반드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없다는 말입니다. 각자가 자기가 처한 상황에 맞게 각자의 생각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